▲ 옥광석 목사

조회수 1,149만을 찍고 있는 히즈윌(Hiswill)의 CCM 찬양 <광야를 지나서>가 며칠 전부터 생각나 계속 들었다. 가사도 좋고 곡도 좋고 노래도 잘한다.

가사가 이렇다.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나를 더 정결케 하시려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곳 광야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광야 광야에 서 있네. 내 자아가 산산이 깨지고 높아지려 했던 내 꿈도 내려놓고 오직 주님 뜻만 이루어지기를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 광야를 지나며"

작사자 장진숙은 아버지가 긴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일찍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홀로서기를 빨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서도 차비가 없어서 걷기도 하고 밥값이 없어서 굶기도 했다고. 그 시간이 주님의 ‘만나’로만 살아가는 하루하루였다고. 주님 손을 붙잡으니 그 외롭고 고된 광야의 시간이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장마철에 벼가 자라듯 믿음이 부쩍 자라는 훈련의 시간이었다고. 그런 마음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삶의 일들을 그대로를 곡으로 옮겼다고” 한다.

은혜로운 찬양 한 곡은 수백, 수천 편의 설교보다 감동과 은혜를 준다. 이것이 찬양의 능력과 위력이다. 이 곡이 너무 좋아 지난주일 설교 후에 찬양의 은사가 계신 부목사님들에게 특송을 부탁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은혜로웠다.

▲ 시카고 스카이라인(작품:옥광석 목사, 2023,7.12)

지금 시카고에 와 있다. 7년 만에 와 보는 시카고. 미국 고향일 뿐만 아니라 광야다. 다시 태어난 곳이다. 그러기에 감회가 새롭다. 계속해서 이 찬양을 듣고 있다. 나 역시 그랬다.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나를 더 정결케 하시려 나를 택하여 보내신 광야.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내 자아가 산산이 깨어진 곳. 높아지려 했던 내 꿈이 산산이 깨어진 광야. 오직 주님 뜻만 이루어지기를 나를 통해 성령께서 역사하시기를 구했던 광야 시카고. 이 광야에 다시 서 있다.

2005년 2월에 시카고에 입성하였다. 처음 입성할 때 장면이 눈에 선하다. 실패자로 깨어진 꿈을 가슴에 품고 차를 몰았다. 뉴저지에서 시카고로. 아무도 아는 이 없는 곳으로. 평생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도시로.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찬양이 희망이 되었다.

▲ 사랑의교회 2022년 사역훈련반 20주년 reunion 모임(2023.7.8. 옥광석 목사/좌측 네 번째)

<내 이름 아시죠>. 이 찬양을 듣는데 어떻게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내와 세 자녀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선글라스를 끼고 차를 몰았다. 주님께서 내 이름을 꼭 기억해 달라고 구하면서. 내 인생과 목회는 주님 손에 달렸으니 선한 길로 인도해 달라고. 이 찬양도 최근에 많이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찬양. 짙은 어두움을 그렇게 찬양을 들으며 통과했다. 이후 많은 찬양이 쓰러진 나를 세웠다. 찬양의 힘과 능력으로 일어섰다.

▲ 평양제일노회 남전도회연합회 주최 족구한마당(2023.7.8. 옥광석 목사/좌측 네 번째)

그리고 18년이 흘렀다. 지난 월요일 인천공항으로 향하는데 부목사님이 운전해주었다. 뒤에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뒷자리에 앉아서 찬양을 들었다. 18년 전에는 내가 운전했는데. 주체할 수 없는 눈물. 두 눈에서 은혜가 흘러내렸다. 나 같이 못나고 부족한 사람에게 왜 주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는지. 광야에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인데. 각자에게 광야의 여정이 있다. 숨기고 싶은 광야의 여정. 그곳을 방문해보자. 지난날 각자에게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되새겨보자. 지나온 광야의 여정을 뒤돌아보자.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교만해질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광야 여정의 복기(復碁)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