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하면 좋겠다. 총회를 앞두고, 선거철이라 문자로 선거전에 나가는 출마자들의 선거 홍보 문자가 하루가 멀다고 계속 들어온다. 비용도 많이 들고, 열정과 에너지도 많이 들 텐데 참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참 이런 섬김이 귀해 보인다. 총회 섬기는 것은 말 그대로 섬김이다. 목회 외에 추가 시간을 내어서 섬기는 것이다. 이 섬기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또 자기가 이런저런 장이 되어야 총회가 잘 될 것이라고. 그렇게 총회를 앞두고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로부터 선거 홍보 문자를 많이 받는다. 전화도 많이 온다. 참 고맙고 귀한 일이다. 총회를 섬기시겠다는 그 열정과 섬김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예전처럼 제비뽑기로 환원하면 어떨까? 깨끗한 선거할 수 있다. 선거 홍보라는 부담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후보자들은 모두가 다 준비된 분이다. 목회자로 소명 받아 목사가 되고, 교인들의 지지와 인정으로 장로가 된 분들이다. 다 좋고, 귀한 분들이다. 실력 있는 분들이다. 지역 교회와 노회에서 모두 검증되고 인정된 분들이다. 그러니 이분들을 놓고 제비뽑기하여 총회 임 부장으로 세워 섬김의 장을 열어주면 어떨까.

▲ 옥광석 목사가 목회했던 美 시카고 일출

목회하기 정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루하루가 숨이 막힌다. 날마다 목회적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다. 빈자리가 늘면 잠을 자지 못한다. 그 빈 자리가 예전처럼 금방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요즘 목회 환경이 예전 같은 부흥기가 아니다. 교회 문만 연다고 교인들로 채워지는 시대가 아니다. 교회만 새로 짓는다고 몰려드는 시대도 아니다. 2010년 이후로 특히 3년 코로나 이후로 한국 교회의 교세는 급감하고 있다. 내리막이다. 가나안 교인만 늘고 있다. 타 종교, 특히 천주교로 개종하는 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6개 교단의 교인 수가 191만 명 정도 줄었다는 기사가 있다. 갈수록 목회 환경이 힘겹다. 노회도 마찬가지다. 각 노회의 절반이 미자립 교회가 아닐까. 폐쇄하는 교회도 많을 것이다. 교회 휴점 상태인 교회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도시 상가교회, 개척교회, 농어촌교회의 현상은 더 힘들다. 통합 측에서 농어촌교회의 통폐합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이민교회 현실은 더욱 힘들다. 문 닫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 개점 휴업 상태의 교회도 늘고 있다. 어느 대도시의 한인 교회는 3년 코로나 기간에 절반이나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접한다.

▲ 옥광석 목사가 목회했던 美 시카고 일출

교인 출석은 반타작이다. 많아야 7, 80%만 회복되지 않았을까. 또 코로나 재유행 뉴스가 나온다. 주요 초대형(mega) 교회(church)만 교세가 늘 뿐이다. 대다수가 수평 이동이 아닐까. 대부분 교회는 내리막이다. 재정도, 교회학교도 마찬가지다. 반이라도 출석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투잡(two job), 쓰리잡(three job) 뛰고, 사모가 일하지 않으면 생계가 곤란한 목회자도 늘고 있다. 한국 교회 춘삼월 호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환상에 젖어 사는 분들이 있다.

정체기를 지나 이제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건물이 큰 교회는 체제 유지에 급급하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처럼 어디까지 추락할지 알 수 없다. 향후 20년, 30년 후의 한국 교회 모습은 어떨까. 총회의 모습은 또한 어떨까? 과시와 외향을 지양하고 내실과 실리를 갖추어야 한다. 이런저런 대안들을 내놓는다. 추락하는 교단 내 교회를 비상하게 만드는 대안이 되면 좋겠다. 총대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연기금 정책도 다시 고려해 봐야 한다. 자발적인 것이 가장 좋다. 이 어려운 목회 환경에 시간 내어 총대로 참석해주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해마다 바뀌는 일회성 구호들로 총회 내 어려움 당한 교회들이 다시 힘을 얻고 일어서면 얼마나 좋을까.

▲ 옥광석 목사가 목회했던 美 시카고 일출

선거비용으로 더는 돈 낭비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 홍보비와 행정비로 더 귀한 일에 사용하면 좋겠다. 다 성도들의 헌금일 텐데. 아니 후보자의 개인 돈이라도 아깝지 아니한가. 상회 비만 강요하는 총회가 아니라 겸손과 서비스 정신으로 노회와 지교회와 총대를 섬기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도 교권주의에 집착하는가? 권위를 내세워, 높은 직함의 힘으로 갑질하는 분들이 있는가? 논리와 설득과 합리와는 전혀 거리가 먼 예전의 구태적인 정치 모습으로 총회 행정을 어지럽히고 어렵게 만드는가?

목사 직 하나면 충분하다. 장로 직함 하나면 충분하다. 하나님 앞에 섰을 때 그 모든 직함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어떤 조직이든 비대해지면 타락한다. 총회가 작아지면 좋겠다. 대회제 이야기도 논의되고 있다. 제비뽑기로 환원되면 좋겠다. 기도할 뿐이다. 좋은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다. 바른 총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총회, 지교회와 노회에 꿈과 희망과 행복을 주는 총회가 되면 좋겠다. 후보들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