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서울의 초중고생 12년 후 반토막. 분교와 폐교 속출. 지난주 난 동아일보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00년에 158만이었던 서울 초중고생이 2023년에는 78만으로 줄게 된다고. 23년 동안 무려 약 80만 명이 줄게 된다고.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3년 동안은 50만 명이 줄었단다. 무엇보다 서울 출산율은 지난해 0.53까지 떨어졌다. 엄청난 변화다. 비단 서울 초중고생의 학생 수뿐만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가 이 변화를 더욱 가속화 하였다.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교회도 엄청난 변화의 쓰나미로 빨려들고 있다. 상상 이상의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얼마 전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를 읽었다. 저자는 20년간 대한민국 사회의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연구한 후에 출간하였다. 쉽지 않은 책이었다. 저자는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하여 혼돈의 시대를 진단하고 예견한다.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변화의 상수가 있다. 첫째, 분화하는 사회.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 가고 있다. 둘째, 장수하는 인간.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산다. 셋째, 비대면의 확산. 자동화와 무인 판매 시대가 확장되고 있다. 세 가지를 늘 기억해야 한다. 나는 혼자 살 것이다. 나는 오래 살 것이다. 내가 없어도 사람들은 잘 살 것이다. 무엇보다 방향이 먼저다. 그냥 해 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한다. “출근을 꼭 해야 하나요?”, “학교에 꼭 가야 하나요?”

▲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옥광석 목사(전국노회장 모임으로 부산행 기차 타기 전 서울역에서, 좌측부터)

가치관의 액상화(liquefaction)다. 액상화란 지진이 일어난 후 지반이 약해져서 기존의 건물이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 우리의 생각, 기저의 가치관, 우리가 알던 믿음이 마치 지진이 일어난 후처럼 흔들리고 있다. 이 변화가 다른 것도 바꿀 것이다. 전체가 흔들리면 다 바뀌기 때문이다. 내가 준비됐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이다. 현행화, 현재를 유지하는 게 혁신이다. Brand is the Message. Content is the Message. Network is the Message. Lifestyle is the Message. Your Every Move is the Message. 남들이 하는 건, 하지 않는 것, 반골이다. 나는 이것을 존재의 의미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다르니까요. 나는 소중하니까요. 이제는 벤치마킹과 카피캣은 피해야 한다. 어떤 걸 하더라도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될 테니 미루지 말고 지금 시작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 목회 세미나

지금부터 10년 전략은 세 가지다.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이다. 변화의 시대에 자신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 일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재사회화와 커리어 관리가 필요하다. 재사회화는 깨어 있으려는 노력이다. 과거의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변화에 맞춰 혁신을 수용하는 자세다. 그래야 변화무상한 시대에 생존할 수 있다. 결국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변화는 빨라졌고, 미래는 당겨졌다. 이 혼돈의 시기에 어떻게 적응하고 성장할 것인가?

▲ 목회 세미나

이 책을 읽고 떠 오른 한 생각. “교회에 꼭 가야 하나요?”, “꼭 주일예배에 참석해야 하나요?” 하지만 무엇보다 변화와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분석하고 뚫고 나가는지에 대한 혜안을 준다. 교회 공동체도 어쩔 수 없다. 시대와 함께 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볼 때 교회의 상품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무한대다. 역사성과 전문성과 깊이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저자가 제시하는 변화의 세 가지 상수와 세 가지 10년 전략을 잘 고려하여 미래를 준비하자. 그렇게 되면 미래는 불안이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체제 유지와 현상 유지도 힘들다. 변화의 물결이 세차게 밀려온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딴 세상이다. 자신이 가장 위대한 콘텐츠고, 메시지다. 교회 자체가 위대한 콘텐츠다. 가장 위대한 메시지다. 이 사실을 기억하고 미래를 준비해 간다면 이 혼돈의 시대를 잘 통과하지 않을까. 교회여, 메시지를 명확히 하라. 희석하지 마라. 메시지와 본질을 더욱 깊이 파자.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의 교회는 가치관의 액상화로 더욱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더 연대하고 연합하자. 통합의 지도력, 상호 공존의 지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숙한 연대와 공존을 추구하는 교회를 꿈꾼다. 교회는 한 형제요 한 가족이다. 잊지 말자. 경쟁 상대도 또한 적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