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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 위기 시대 교회의 사명, 창조 세계의 보전

곽호철 목사/연세대학교 대학교회 곽호철 목사/연세대학교 대학교회l승인2023.11.14l수정2023.11.1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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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철 목사/연세대학교 대학교회

기후 위기는 올여름 기록적인 장마를 통해 우리에게 가슴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극한 기후’라는 말을 남기며 인간의 예측을 넘어서는 재해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고지대로 혹은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기후 위기의 고통 가운데 있다. 이처럼 창조세계의 신음과 고통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자녀인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 이는 외면하거나 방임할 수 없는 숙명적으로 대처할 과제이다. 창조세계의 회복과 보전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지구를 위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꼭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급변하는 지구 생태계 위기는 비단 우리 시대, 우리 교회만의 도전과 관심사가 아니었다. 6세기 베네딕트 수도회 수도사들도 파괴된 숲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20세기 초에 창설된 시토 수도회도 다른 영적인 일도 중요하지만, 삼림복구를 위해 나무 다시 심기 운동을 벌였고, 훼손된 땅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힘썼다. 우리 시대의 주 관심사인 생태운동(生態運動)은 새로운 운동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역사에서 진행되었던 일이다.

현재 인류의 주소는 423이라고 한다. 423은 무슨 숫자일까?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이다. 마리아와 요셉, 모차르트가 살던 시대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75ppm이었다. 2020년에는 415.49ppm, 2021년에는 423.1ppm, 그리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에는 450ppm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한다. 450ppm 하에 살아가야 할 우리 후손들이 감당해야 할 극한 기후와 재난은 상상하기 어렵다.

어떤 신앙인은 하나님 나라를 하나님의 철수계획(Evacuation Plan)으로 이해한다. 철수계획은 창조세계에 대한 포기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포기하는 것은 창조의 원래 뜻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창조주 하나님은 우주 만물과 지구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다고 하시며 우리에게 맡기시고 선한 청지기가 되어 잘 보전하길 부탁하셨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신앙의 선조들은 그 사명을 감당해 왔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지구환경을 사랑하고 생태 보전을 위해 힘썼다면 더 악화하는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 각성하고 선한 청지기로서의 사명에 힘써야 할 것이다.

창조의 목적은 우리가 하는 노동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하나님께서 일하셔서 창조세계를 주신 것은 타자인, 우리와 생명세계를 위함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우리는 다른 이웃들과 생태계 모든 구성원에게 봉사하고 협력하는 차원으로 일을 해야 한다. 우리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생태계 훼손을 지속한다면 그것은 창조 목적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신성모독이고 하나님께서 뜻하신 이 땅에서의 청지기로서의 사명에 대한 방기이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창조 세계의 보전, 그것은 기독교인들에게 맡겨진, 하나님께서 주신 근원적 사명이다. 이전에는 소수의 신앙인이 산발적으로 그 사명을 감당했다면, 이제는 이 땅의 교회와 기독인이 모두 함께, 전방위로 그 사명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곽호철 목사/연세대학교 대학교회  합동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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