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김형석 교수가 최근에 쓴 《백년의 독서》라는 신간을 읽었다. 그는 1920년생으로 아직 살아 있다. 내년이면 104세다. 이 도서는 네 파트로 구성되었다. 책을 만나 꿈을 키우다. 책 읽기, 위대한 사상가들과의 행복한 조우. 책과 함께 사색을 즐기다. 마지막으로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다. 그는 평생 자신이 읽고 영향 받은 책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에는 이렇게 글을 맺는다. ‘책을 읽는 개인이 지도자가 되고, 책을 읽는 민족이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라는 말은, 하나의 구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신념이 되어야 한다. 또한 그는 무지와 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지성과 학문이 2선으로 물러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수준을 갖춘 지성적인 독서를 경멸하는 사회를 만든다고 경고하면서 작금 우리 대한민국의 지성계, 종교계, 학계에서는 주장과 독선적 신념이 고조될 뿐 참다운 대화와 토론이 없는 불행을 아쉬워한다. 특히 이러한 불행을 초래하는 부류에 종교계 지도자들이 포함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개탄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독서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호산나찬양대 2023 성탄절 칸타타

그의 신간을 읽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전 중의 고전이요, 인문학 중의 인문학인, 영원한 베스트셀러, 성경의 가치와 성경 읽기의 소중함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역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언젠가 그분이 성경 독서의 소중함을 집필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인기도서 작가인 그분의 영향력으로 더 많은 이들이 성경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다음 세대가 말이다.

▲ 동도교회 은퇴식(장로, 집사, 권사), 옥광석 목사(맨 뒷줄 좌측 세 번째)

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고 또한 독서를 좋아하려고 애를 쓴다. 여러 권의 책도 집필하여 출간하였다. 무엇보다 직업이 목사요 설교자이다 보니 독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매 주일 단골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찾아 읽는다. 마음의 양식과 교양이 되고 또한 설교와 목회 사역에 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인간학을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해가 바뀔수록 읽을 만한 신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아쉽다. 늘 그 책이 그 책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 작가가 그 작가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식상한 글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좋아하는 어느 수필 작가가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작가다. 어느 해 그의 책들을 통해서 많은 통찰력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는 신간을 출간하지 않고 있다. 그의 신간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단골 서점에 가면 선호하는 작가와 신간을 기대하면서 또한 설레기도 한다. 이것 역시 일상의 퀘렌시아다.

▲ 옥광석 목사와 주일학교 학생

한 해가 저문다. 이 시점에서 올 한 해 읽은 책들 가운데 인상 깊은 책들이 있었는지 자문자답해 본다. 당신의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이었는가? 김형석 교수도 언급하였지만, 재미교포 작가인 김은국(Richard Kim)이 쓴 《순교자》는 내가 여태껏 읽은 최고의 소설 중 하나다. 이 책은 1964년 영문으로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이후 20주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책이다. 작가 펄 벅도 극찬하였고 노벨문학상을 탈 뻔도 하였단다.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으니 말이다. 여러 번 읽었다. 올해도 또 읽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정말 좋은 책이다. 목사와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 같다. 기독교 신앙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읽지 않았다면 꼭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 2023년 성탄주일 저녁에 은퇴권사님들과 동도교회 행복방에서 식사하는 옥광석 목사(우측 다섯 번째, 100세 김광림 권사)

그 외에 꼭 한 권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올해도 여전히 내겐 베스트셀러였고, 해마다 나에게 베스트셀러였던 책이다. 프랑스어 비블(La Bible), 독일어로 비벨(Die Bibel), 영어로 바이블(The Bible)이다. 한글로 성경이다. 나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성경. 우리 모두 성경을 많이 읽자. 이 한 권으로 족하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그러면 영혼이 살 수 있다. 성경 에스겔서 37장에 나오는 골짜기의 뼈들처럼 살아 큰 군대가 될 수 있다. (겔 37:10)

대한민국 전 국민이 성경을 자신의 베스트셀러로 사랑하고 깨닫게 되는 날을 꿈꾼다. 성경 읽기 클럽이 모든 학교에 세워지길 기도한다. 갈수록 교회는 성경을 더 사랑해야 한다. 읽고 묵상하고 연구해야 한다. 목회자와 교인들이 어느 때보다 성경을 가까이할 때다. 딴 데서 우물 파지 말고 성경에서 우물 파자. 성경 속에 생수가 흘러넘친다. 매일 마시는가? 그대는! 성경 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울려 퍼진다. 매일 듣는가? 그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