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지난 14일 주일 저녁에 방영된 JTBC ‘뭉쳐야 찬다3’(이하 뭉찬3) 네덜란드 편의 유튜브 영상 클립을 보고 많이 울었다. ‘어쩌다벤저스’ 감독 안정환이 PSV 구장에서 <뭉찬3> 선수들과 히딩크를 만나는 장면이다. 관중석에 있는 히딩크 감독을 보고 안 감독이 파더(아버지)라고 그에게 올라간다. 두 사람이 포옹한다. 가슴이 뭉클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다 아는 2002년 6월 월드컵 4강 신화. 두 사람이 포옹하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안 감독은 다리가 불편한 히딩크를 손을 잡고 부축해서 내려온다. 모두가 로커룸으로 이동한다. 중앙에 김남일, 안정환, 히딩크가 앉았다.

<뭉찬3> 감독 안정환이 히딩크에게 선물을 준비했다며 공개한다. 박항서였다. 2002년 국대 코치였던 박항서. 베트남의 히딩크가 된 박항서 감독. 두 사람이 만나 포옹한다.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네덜란드에서 22년 전 국대 감독과 코치가 상봉한다. 박 감독은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 히딩크는 가장 많이 도움을 준 사람이 박 감독이었다며 극찬과 고마움을 표시한다. ‘나의 친구’라고 환대한다. 박 감독은 히딩크의 손을 잡는다. 자기 얼굴을 그의 손에 가져다 댄다. 또 눈물이 난다. 왜 그럴까?

▲ 옥광석 목사 유년 시절(앞줄 좌측부터 모친 송혜영 사모, 부친 옥치상 목사/뒷줄 좌측부터 작은 누이, 옥광석 목사, 큰 누이)

이들의 반가운 상봉을 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 때문이다. 아버지다. 왜 그렇게 아버지 생각이 나는지. 보고 싶다. 안 감독이 히딩크가 너무 좋아 파더(아버지)라고 불렀다. 아버지는 내 인생의 아버지요, 감독과 코치였다. 또 친구였다. 어떤 때엔 무섭게, 어떤 때엔 다정하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소화하기 힘든 것도 있었다, 아버지의 기대가 워낙 높아서.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쳤다. 아들이 부족해서.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들을 향한 기대치를 내리지 않았다. 강한 훈련을 받았다.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마이 파더. 내 인생의 히딩크가 아버지다. 천국에 계신 파더가 그렇게 보고 싶다. 그의 품에 안기고 싶다. 그 영상을 보면서 마음으로 아버지를 여러 차례 불렀다. 하지만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시다.

▲ 신년 인사차 목양실을 방문한 동도교회 여전도회 회장단(옥광석 목사 좌측이 여전도회연합회 회장 김미희 권사, 우측이 부회장 강미호 권사)

아버지와의 마지막이 떠오른다. 서울서 힘겹게 목회할 때다. 몸이 아프신 아버지를 뵈러 월요일 쉬는 날에 시간이 날 때마다 부산에 갔다. 온 가족이 함께. 그날 거실 앉아 계신 아버지의 두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 너무 마르셨다. 암 수술 후에 20킬로가 빠졌다. 그렇게 다리를 주무르는데 아버지가 그러신다. ‘옥 목사, 오늘은 좀 자고 가면 안 되겠니?’ 아버지가 자고 가라고 한 말은 처음이다. ‘오늘은 너하고 좀 더 있고 싶은데 자고 가면 좋겠다.’ 그런데 다음 날 중요한 약속이 있어 어렵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럼, 어쩔 수 없지’라고 하셨다. 그것이 아버지와 마지막이었다.

▲ 옥광석 목사 지갑 속의 부친 사진

지금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그날 아버지가 자고 가라고 하셨을 때 자고 갔으면 좋았겠다. 그 약속 취소하고 자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후회가 있다. 그러나 이제 어떠하겠는가. 다 지나간 일이 되어 버렸는데. 이젠 아버지와 누구처럼 상봉할 수 없다. 파더라 불러 볼 수도 없다. 그의 품에 안길 수도 없다. 천국에서나 가능할 일이다.

▲ 총신대신대원 시절 누이들과 함께(옥귀주 집사, 옥광석 목사, 옥현주 집사, 옥은주 전도사/부산수영로교회, 좌측부터)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행복이 아닐까. 그리움은 행복. 그리움이 사무치면 꿈에서 만난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어주면 어떨까. 뼛속 깊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 말이다. 그대가 그리워하는 이는 누군가? 지상에 있다면 그와 자주 연락하고 만나자. 그리운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의 삶은 정말 행복해지지 않을까. 우리도 히딩크를 만들어 보자. JIMMY OSBOND가 부른 Mother of Mine의 가사를 Father of Mine으로 개사하여 부른다. 그것이 곧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감사다. father of mine! 나의 아버지! “Father, you gave me happiness Much more than words can say.” 그분은 내 인생의 히딩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