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친구가 상담한다. 삶이 우울하다고. 실패자 같다고. 루저(loser) 같다고. 자기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상당한 인재였다. 또 다른 친구가 상담한다. 자기도 실패자 같다고. 열심히 살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고. 그래서 아내에게 싫은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예전에는 그렇질 않았는데. 모든 것이 자기 무능 때문인 것 같다고. 또 다른 친구가 상담한다. 성공을 하였지만,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방해꾼을 만나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삶이 그렇다. 모두가 성공하지 않는다. 성공자가 있는가 하면 실패자도 있다. 승리자가 있는가 하면 패배자도 있다. 세상은 성공자, 승리자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고, 승리하지 못한 이들은 괴롭고 힘들다. 우울해진다. 자격지심에 열등감까지 생긴다. 자신이 인재였고 똑똑했다면 그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 모두가 성공하면 좋겠는데. 모두가 승리하면 좋겠는데 말이다.

▲ 해군교육사교회 문학준 해군 군목, 평양제일노회장 옥광석 목사(좌측부터)

수요일 밤 1시. 대한민국과 사우디의 아시안컵 16강전이 있는 날. 축구를 관람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시청하였다. 졸다가 보다가 축구가 뭐가 좋길래. 애국심 때문인지. 자다가 졸다가 지루한 경기. 일 대 영으로 지는 줄 알았다. 그렇게 후반에 공격하는데도 골이 들어가질 않는다. 그러다가 마치기 일 분 전의 기적이 일어났다. 동점 골. 조규성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개과천선하였다. 결국 승부차기로 승리하여 온 국민을 기쁘게 만들었다. 나 같은 무명의 축구 팬, 변방의 축구 팬까지 환호하게 만들고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날 잠도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일을 했는데 피곤하지도 않았다. 모두가 감격스러운 승리로 인해 몸에서 생긴 좋은 호르몬 덕분인 것 같았다. 결국 기분이 좋아야 좋은 호르몬도 생기고, 업무도 잘 되는가 싶었다.

▲ 마영주 목사, 윤하중 목사, 최형일 목사, 최범규 목사, 이성회 목사, 옥광석 목사, 심상영 장로, 김성택 목사, 전태진 목사, 김병욱 목사(좌측부터)

수요일 저녁에 노회 주관으로 진해 해군교육사교회 진중 세례식이 있었다. 해군 699기 훈련병들이 많이 참석하였다. 1층 본당을 꽉 채웠다. 세례식과 축복기도가 진행되었다. 가슴이 뜨거웠다. 젊은 장병들을 위해 세례식을 행하고, 축복기도를 해주는 시간이 너무 은혜로웠다. 참석한 이들 모두가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 함께 참석한 노회 임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람과 감동이 있었다고. 군 복음화는 정말 영적으로 황금어장이다. 군 복음화와 군 선교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분명 있다. 재정으로 섬기고 후원한 노회 내 교회들이 너무나 고맙다.

▲ 최형일 목사, 윤하중 목사, 이성회 목사, 김병욱 목사, 심상영 장로, 옥광석 목사, 마영주 목사(좌측부터)

노회원들과 함께 진해 해군 교육사교회 진중 세례식을 참여하면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누니 너무 좋다고. 무엇보다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좋다고. 함께 함이, 더불어 동행함이 그렇게 너무 좋다. 혼자 있으면 시험에 든다고. 특히 잘 나간다고 독불장군처럼 혼자 있으면 시험과 유혹에 들 수 있다고. 자기 잘난 체하다가 넘어질 수 있다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교계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 진해 해군교육사교회 앞에서 마영주 목사, 윤하중 목사, 최형일 목사, 최범규 목사, 이성회 목사, 옥광석 목사, 심상영 장로, 김성택 목사, 전태진 목사, 김병욱 목사(좌측부터)

혼자 놀지 마라. 함께 놀라. 예수님은 제자들과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의 삶을 사셨다. 서로 어울리고, 함께 더불어 산다면 시험도 줄고, 유혹도 준다. 반면에 혼자 살고, 혼자 일다가 보면 자기도 모르게 시험에 들고, 유혹에도 빠질 수 있다. 그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성경은 함께 모이라고 권한다. 함께 모이기를 힘쓰라고 권한다. 그렇다. 혼자 놀지 말고, 혼자 다니지 말고, 혼자 독불장군처럼 잘난 체 말고 함께 모여야 한다. 함께 어울려야 한다. 동종 업종끼리 함께 모여야 한다. 동종 직책끼리 함께 모여 교제하고 삶을 나누어야 한다. 고민도 나누고, 기도 제목도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잘 설 수 있다. 그래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 해군교육사교회 수요예배

혼자 지내는 것도 물론 유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이왕 신앙생활, 교회 생활하는 거 함께 더불어 어울려서 지내도록 하자. 건강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의 지혜다. 절대 혼자 지내지 말자. 잘났건, 못났 건 겸손히 어울리자. 어울려보자. 그곳에 천국의 기쁨도 있고, 그곳에 교제의 기쁨도 있고, 그곳에 문제 해결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한때 실패자였다, 나도 한때 우울증으로 힘들었다. 나도 한때 패배자(loser)였다. 나도 한때 삶을 비관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를 오픈하고 어울리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결론이다. 혼자 놀지 마라. 같이 놀아라.